ClipPD의 독립일기

앙헬레스 가성비 호텔 후기 - 호텔 스노우에서 즐길 수 있는 것들

Clip PD 2023. 7. 31. 16:17

 

 

5호 태풍 독수리와 6호 태풍 카눈이 발생하고,
부수적으로 소낙성 비가 내리고 있는 7월의 필리핀.

그 비오는 필리핀 앙헬레스에서 가성비 호텔에 투숙한 2일간 즐길 수 있었던 것들을 정리해 보았다.

싼 가격이지만, 한국인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는 분명히 있음.

 

 

호텔 스노우의 오전

 

뭐...전 세계 모든 사람에게 적용된다고는 말 못하겠지만, 일반적으로 사람이 아침에 일어나서 보통 하는 것은 씻고, 밥먹는 거 아닐까?

 

이 곳의 아침은 비행기의 이착륙 소리가 알람처럼 울린다. 그게 신호라도 되는건지 8시가 지나면 직원들이 청소며 오픈준비로 분주하게 다니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인생은 여행과 같다 - 매일 즐기고 너무많이 담지 마라~

아침을 주옥같은 명언과 함께 기상하여 씻고 밥을 먹으러 나가본다.

 

호텔의 아침은 조식이 불포함 사항이라서 메뉴를 주문해야 한다.

그러나 한국인 매니저께서 운영하시는 호텔 답게 '한국식 메뉴'가 존재한다.

 

휴대폰 카메라에 빗물이 묻은채 찍었는지 살짝 뿌옇다. ㅡㅡ(가격 : 330페소 + 5% tax)

 

이거다. 이거

 

잘 익은 묵은지 + 두툼하게 썰어 넣은 두부와 숨어있는 돼지고기 찾아먹는 재미. 짭조롬하게 간을 맞춰 놨기 때문에 짠맛을 좋아하신다면 아주 최고의 김치찌개 일 것이고, 필자처럼 싫어한다면 물을 조금만 부어보시라. 그렇게 먹었더니 아침부터 밥 한 공기 뚝딱이다. 한국사람은 밥심으로 산다고 하는 말, 외국나오면 절실히 느끼는 분이라면 더더욱 필요한 메뉴.

 

그렇게 아침부터 속에다가 얼큰한 찌개를 들이붓고 있는데 나타난 손님.

 

아깽이 : 비 좀 같이 피하자. 닝겐

 

아침부터 독수리의 영향으로 뿌려대는 소나기를 피해 잠시 식탁 밑으로 비를 피한 아깽이 한 마리가 보이는데, 작고 귀엽게 생겼다. 고양이가 귀염뽀짝하다는게 이럴때 쓰는 말인감?

 

 

암말도 안하고 얌전히 기다리고 있는데 가끔 올려다보거 냥냥거리면 좀...

 

아꺵이 : 냐앙~ (해석 : 호구왔능가~음식을 대령하라~)

 

'뭐 좀 없냐, 닝겐?'

 

하는 거 같아서 볶음 야채 하나를 줬더니...

 

아꺵이 : !!! 아니 이맛은?!?!?!?!?

 

분명히 기억난다. 배고픈 표정의 개냥이가 아무음식이나 허겁지겁 집어먹는 느낌이 아니었다.

충분히 냄새를 맡고 '이게 뭐냥?' 하면서 찬찬히 확인하다가 살짝 맛보더니 한입 크게 베어 물었다.

 

살짝 놀랜거 처럼 눈이 커지는 것도 봤는데...글로 표현해도 이걸 그 이상 설명은 못하겠지만

맛보고 놀랜것 처럼 보였다. 냥생 처음 맛본거 처럼...ㅋ

그런데...

 

아깽이 : 냐앙~(다음은 뭐냐 닝겐? 기대하고 있다~)

 

...어이...그런 표정은 좀 치트키 아니냐? 하지만 그런 표정을 짓는다고 내가 니 말을 순순히 들을 줄 알았다면...!!!

 

아깽이 : ?!?!?! 냐앙!!!!(?!?!?! 고기닷!!!)

 

...날 너무 잘 아는 것이다. 아깽이 녀석...닝겐을 아주 잘 파악했구만...ㅡㅡ;

 

밥, 찌개, 써니사이드 업 프라이 + 반찬 2가지라 줄 수 있는게 찌개 속 돼지고기 밖에 없는 걸 아는건가...

어느샌가, 필자는 찌개 속 돼지고기를 물에 씻어서 헌상하는 것으로 집사테스트에 응시하고 있었다. 누가 그런던데, 고양이가 지구상 최강의 동물이라고. 이 아깽이는 그거랑 관계없이 잘 먹고 잘 살거 같다.

 

 

크아앙~~~ 고기당~~~

 

집사 테스트는 받았지만, 야채랑 물에 씻은 돼지고기만 받아먹고 볼일 보러 가심. ㅋㅋ

 

그렇게 호텔의 아침이 지나갔다.

 

 

스노우 호텔의 오후

 

SM클락에서 볼 일을 보고 호텔로 복귀해서, 씻고 블로깅 작업을 시작한다.

그런데 점심을 너무 간단하게 해결하려한 대가인지 3시쯤 넘었는데 배가 고픔 ㅡㅡ;

 

먹음직한 메뉴들이 제법 보인다.

 

호텔 카페테리아에 뭐 먹을 만한 메뉴가 없나 싶어서 메뉴를 확인해보면 요깃거리가 여러가지 있다.

프론트데스크 직원은 풀장 쪽의 더 야드가면 메뉴가 더 있으니 그 쪽은 어떻겠냐고 하는데,

그거 먹으면 저녁은 불가능 할거 같아서, 눈 앞에 보이는 메뉴들 중에 삼각김밥(Triangle Maki)이 보이길래 한번 주문해 봤다.

 

주문을 했더니 삼각김밥은 주문시 주방에서 바로 조리하는 거라 1개씩 주문은 안되고, 최소 주문은 5개 부터다.

 

1개 60페소 * 5 개 = 300페소

 

여기서 다시 5% 텍스가 붙으면 토탈 315페소(약 7500원) 정도에 5개의 삼각김밥을 주문해 봤다.

 

...서빙된 삼각김밥 오형제. 한국 편의점 사이즈네 ㄷㄷ

 

구성은 알차다. 참치마요는 알밥처럼 톡톡터지는 작은 알들이 들어있어서 식감도 좋고, 마요네즈 섞은 참치도 가득하다.

덕분에, 삼각김밥이 약간 흐물해지기는 하지만, 나쁘지 않은 식감.

 

따끈하고 알밥먹는 느낌은 좋은데, 마요네즈 듬뿍이라서 그런가, 살짝 물컹함. 그래도 맛있다.

 

2개째 먹는데 문 앞에 시큐리티에게 하나 먹을건지 물었더니 고맙다고 받는다.

나머지 두개는 킵해놨다가 야식으로 먹어야겠다(바쁜척 ㅋ)

 

그렇게 느릿느릿하게 글 작업하면서 오후 시간이 지나갔다.

 

 

비오는 앙헬레스. 하루 정도는 굳이 안나가도 된다 1 - 피로도 풀고

 

삼각김밥 두개를 먹고 작업을 마친 시간은 오후 다섯시 쯤.

비가 오다가 말다가를 반복하고 있고, 앙헬레스는 하수도 정비를 서두르고 있어서 여기저기 까 뒤집어 엎고 있으나,

 

정부기관의 도로정비, 하수도 정비의 의지는 분명히 보인다. 개선은 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갑자기 스콜이 쏟아지면 잘못하면 운동화 다 젖는다. 슬리퍼 신고 다니면 되지만, 그냥 나가기가 싫을 정도로 비가 뿌려진다면 그냥 호텔에서 스파나 받을란다. ㅋ

 

(스노우 스파 메뉴 사진)

 

스노우 호텔에는 자체적으로 Snow Spa라는 마사지 샵이 존재하고 여기는 폴리싱, 바디스크럽, 매니큐어도 된다고 하니 참고하시길...

 

 

 

사진과 같이 스파는 저녁 6시부터는 예약이 몰린다. 필자도 운 좋게 예약이 취소되어 7시에 잽싸게 예약성공.

 

필자는 핫스톤 마사지를 즐기는 편이다. 기본적인 드라이 마사지 후, 뜨끈한 돌덩어리들이 올라오면 순간 흠칫하지만, 그 열기를 즐기는데는 시간이 그리 오래걸리지 않는다.

 

테라피스트가 등에 돌을 올리기 전, 자기 손으로 돌을 굴려가면서 옮긴 열기를 확인시켜주고, 이후, 뜨끈한 돌로 뭉친 부위들을 사정없이 후드려패고(?) 돌을 얌전히 올려준다. 근데 이거 은근히 괜찮다.

 

뭉쳐진 부분이 이완된다고 해야하나, 노고노곤 해지는데, 긴장이 탁 풀리는게...느낌이 아주 편안해진다.

 

이 집, 돌 잘 굽네(?) ㅋㅋㅋㅋ

 

 

비오는 앙헬레스. 하루 정도는 굳이 안 나가도 된다 2 - 음악을 즐기고

 

그렇게 마사지를 받고 나오면 8시를 조금 넘긴 시간. 풀장 쪽에서 음악이 흐른다. 미국, 한국, 일본, 필리핀, 돌아가면서 라이브밴드가 연주를 하고 있었다.

 

비를 맞으면서 풀장에서 노는 가족단위 투숙객과, 음악과 알콜을 즐기는 사람들로 테이블이 채워지고 있었다.

 

조흔 조합이다. 500페소 미만으로 잘 즐기다 옴 ㅋㅋ

 

필자도 슬쩍 끼어서 음악을 즐기고자 테이블에 앉았다. 풀장에서 아이들 노는 소리와 그 음량을 압도하는 우퍼음, 빗소리가 적절히 섞인 광경에서 먹는 맥주. 갓 튀겨낸 칼라마리(일종의 오징어튀김)까지.

 

 

 

라이브밴드도 국적에 관계없이 음악과 리듬을 즐기기 좋은 곡들로 선곡하여

 

'가사 좀 모르면 어때? - 그냥 즐기쇼~'

 

라고 외치는 거 같다. 

 

먹고 있는데, 칼라마리말고 감자튀김을 시킬걸 그랬나 하면서, 맥주 3병 마시고, 방으로 자러 들어감.

 

그렇게 소낙성 빗소리를 들으며 넷플리스 보다가 잠들었다.

 

 

하루 종일 잘 쉬었네? 그러면 이제 마무리 좀...ㅋ

 

호텔이 의도하고 구성한 컨텐츠들인지 아니면, 다들 하는 비즈니스를 한 군데 모아놓은 것인지, 그걸 알 수는 없지만 한 군데서 즐기기 좋은 구성이 아닐 수가 없다.

 

더운 날 걸어가거나 차타고 나가면 다 할 수 있는거지만, 안 나가도 똑같이 즐길수 있다면 당연히 가까운데서 즐기는 것이 인지상정.

 

구체적으로 표현하기는 어렵고, 그냥 그 한마디로 정리하기로 했다.

 

'잘 쉬고 있음.'

 

지금도 느끼는 거지만, 기본 형인 스튜디오 A 타입의 방이 조금만 넓었다면 미친 예약율을 보일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생각되지만, 호텔의 구성 재질과 컨셉상, 넓은 방을 만들기 위해 희생해야 할 것들이 있기에, 그 고심의 흔적은 분명히 보인다.

 

마사지샵인 스노우스파나 식당인 더 야드는 돈만 지불하면 이용할 수 있으니 다른 호텔에 예약을 했더라도 궁금하면 한 번 방문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비가 내려서 의도치 않게 기획한 포스팅이었지만, 다 즐기고 글을 작성하고 있다보니 나쁘지 않게 너무 잘 즐기다가 갔기 때문에 포스팅을 올린다.

 

공지 : 본 포스팅은 호텔 측으로부터 어떠한 금전적, 경제적 이익을 제공받지 아니하였으며, 필자의 주관적으로 작성된 글 임을 본 포스팅에 알려드리는 바입니다. (도장 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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